2015. 12. 6.

신이 도주하는 것을 발견한 첩형이 뭐라고

신이 도주하는 것을 발견한 첩형이 뭐라고 소리를 지르는 것 같았지만 신경 쓰지 않았다. [나는 살아남을 거야!] 그는 어느덧 능신산의 무림맹 군영을 통과하고 있었다. '앗!' 하는 소리가 들려오고 여기저기서 '저놈 잡아라!' 하는 고함이 요란했지만 날개를 단 그의 몸과 마음은 바람처럼 빠르게 그곳을 통과하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능신산을 거의 지나갔다. 멀리 관도가 보이기 시작했다. '저곳으로 사라지면 다시는 이 지긋지긋한 강호에 발을 들여놓지 않겠다!' 살아야겠다는 욕구가 오랜만에 그를 흥분시

2015. 11. 26.

주만지의 오른팔에 암기

주만지의 오른팔에 암기가 몇 개 명중하자 팔이 부어오르기 시작했다. 암기에 독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내가 이긴 것 같군.

만뇌자가 섭선을 단전의 장문혈(章門穴)에 겨누고 말했다. 만뇌자는 왼팔만을 쓰지 못하지만 주만지는 양팔 모두를 다쳤으므로 만뇌자가 이긴 것이었다.
이천운이 부채에 암기를 숨겨놓는 경우가 어딨냐고 막 항의하려는 순간 주만지가 고개를 숙인 채 몸을 돌리고 돌아왔다.

왜 항의하지 않는거죠?

이천운이 붉게 상기된 얼굴로 주만지에게 물었다.

무기에 암기를 숨겨놓는 것도 계략이다. 어쨌든 내가 패한 것인데 무슨 말을 하겠나. 아무래도 오늘 여기서 죽을 것 같군.

이제 공격시작이냐

이제 공격시작이냐? 덤벼라~ 악당아~! 정의는 항상 승리한다는 것을 보여주마!

이천운이 동굴입구를 막은 채, 검을 들고 나름대로 늠름한 어조로 말했다. 마침 해가 이천운이 있던 동굴의 뒤쪽에 있었기 때문에 이천운은 햇빛을 받아 그럴듯하게 폼이 났다.
흑랑대중 한명이 눈쌀을 찌푸리며 앞으로 나왔다.

간다~!

오너라~! 조연의 비참한 말로를 보여주마~!

쓸데없는 말을 한차례 주고받은 두사람은 곧 검을 들고 어울리기 시작했다.

야~! 난 잘테니까 이따가 너 졸릴 때쯤 깨워라!

2015. 11. 25.

도배

련의라는 도배들의 위협을 과대포장해서 명나라에 그 위험을 선전하는 일입니다.] 누르하치는 돌아서서 다시 한 번 자신의 새 영지를 둘러봤다. 빼앗은 것이니 만큼 빼앗기기 싫었다. 승전을 기념하는 저녁 연회는 지루하리 만큼 오래 끌었다. 여진의 제장(諸將)과 백관(百官)들이 모두 참가하는 대연회를 시작으

매라고 가르쳐준 것이나

을 매라고 가르쳐준 것이나 다름없었다. '바보같이!' 잠깐 바라봤던 소녀의 얼굴이 잊혀지지 않았다. [마시자! 또 마셔!] 화선의 고함 속에 계속 술이 들려졌다. 만력 사십삼 년 원단. 이성양이 죽었다는 청천벽력같은 소식이 순천부에 알려졌다. 이성양의 위세를 은근히 비판하던 동림당마저도 북방의 수비를 걱정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특히 여진부가 들썩이는 시기에 급사한 그의 사인에

화선은 속없이 웃고 검선은

. 화선은 속없이 웃고 검선은 걱정했지만, 방취영의 속은 매우 쓰라렸다. '그때 데리고 나오는 건데.' 그녀는 소문을 들었다. 금줄에 목을 맨 열두 살 소녀의 소문을.... 세인들은, 특히 남자들은 그 일을 놓고 '이노인의 정력'이라느니 '계집들은 몇 살부터'라느니 음담패설을 하기에 여념이 없었지만 그녀는 두고두고 가슴에 맺힐 아픔으로밖에 기억되지 않았다. 결국 방취영은 어디에 목

2015. 11. 24.

그들은 누르하치가

이다. 그들은 누르하치가 예기치 않게도 말을 질풍처럼 달려나가자 당황했다. [기다리시오, 대왕!] [위험하오!] 어쩌면 적지라고도 할 수 있는 이성양의 영지에서 저리 생각없이 행동하다니.... 노고수들은 혀를 차며 누르하치의 뒤를 쫓았다. [하앗! 그놈 참 잘 달리는구나!] 풀포기 하나 없는 평원을 질주하는

2015. 11. 20.

넌 우리 가문의 하나뿐인

"넌 우리 가문의 하나뿐인 핏줄이다. 그런데 네가 바람을 안피겠다니...... 돌아가신 고조할아버지가 웃으시겠구나....."

"전 진짜 순진하게 살꺼에요. 일부종사(一婦從事)가 제 목표란 말이에요."

"네가 여자냐? 바람끼는 남자의 능력! 못난 사람만이 바람 안핀다구 하는 거다. 그런 사람들은 안피우는 게 아니라 못 피는 거야!"

이천운은 어이없는 표정으로 아버질 바라봤다.

"가끔씩 느끼는 건데 아버진 자식을 이상하게 가르치는 거 같아요. 우리 집안은 원래 이런 식으로 교육하나요?"

"네가 아직 어려서 모르는 모양인데, 너도 나중에 커서 세상경험을 하다보면 왜 우리 집안 사람들이 바람을 필 수 밖에 없는지 알게 될 것이다. 지금은 그냥 그러려니 해라. 그리고 난 잠깐 나가야 될 꺼 같은데..... 약속이 있어서....."

2015. 11. 18.

였다. [그런데 무림에서의 일은 잘 되어가나?]

였다. [그런데 무림에서의 일은 잘 되어가나?] 차영괴는 조금 눈살을 찌푸렸다. 예상만큼 잘 되어가지는 않는 것이다. 하지만 그런 것을 이자에게 다 알려줄 필요는 없다. [얼마 후면 결사가 무림을 제압할 수 있습니다. 그리되면 대명을 위협할 만한 무림세력은 모두 저희 수중에서 놀아나게 될 것입니다.] 바꾸어 생각해보면 결사가 마음만 먹으면 언제든지 나라를 교란할 수 있다는 위협이지만 황위에 눈이 먼 순의왕 제는 알아채지 못했다. [그런데 문제가 좀

2015. 11. 17.

것까지는 분명하지만

것까지는 분명하지만 그 이후에는 소식두절이다. 곡요와 만천 사이에는 그 흔한 마을 하나 없이 능신산(陵神山)이 홀로 고고했다. 그러니 어디 대놓고 물어볼 만한 곳도 없었다. 팽영은 이렇게 된 것이 모두 다 저 느림보 단주 때문이라 여기며 치솟는 분을 삭이는 중이었다. [쳇!] 단주 정초는 행렬의 맨 뒤꽁무니에서 사천 당가의 계집애와 노닥거리느라 정신이 없다. 팽영은 이 광경에 이마가 더

2015. 11. 16.

통쾌하게 웃었다. 종소구

고 통쾌하게 웃었다. 종소구는 그 웃음 속에서 지금 이곳으로 대풍이 다가오고 있음을 알았다. 해주까지 말을 달려 하루거리인 익성(翼城)에 진출한 산서무림맹의 주력은 일단 이곳을 녹림과의 싸움에 임하는 임시 본영으로 삼았다.  이곳에 집결한 병력을 살펴보면.... 산서무림맹 결성이래 지금까지 사대세가에서 파

2015. 11. 14.

려온 북개방(北 幇)의 제자가 입으로 피를

려온 북개방(北 幇)의 제자가 입으로 피를 토하며 한 보고다. 마가보의 멸문 때 그 자리에서 녹림도들에게 결사적으로 대항하다가 간신히 도망쳐나왔다는 북개방의 제자는 보고를 끝으로 절명했다. 이 극적인 죽음 덕에 이 소식은 산서무림맹에 더욱 충격을 줬다. 태원에서 말을 달려 단 이틀거리인 해주에서 사단이

2015. 11. 13.

당운혜는 어딘가 걸리는

아졌다. 당운혜는 어딘가 걸리는 마음으로 그들의 사과를 받아들였다. [제가 선생님께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황의사내는 건달들을 온현으로 쫓아보내고 자신이 앞장서서 진가구로 들어섰다. 사내의 이름은 왕균박(王鈞博)이었다. 하남부(河南府)에서 가장 나이 많은 문상생(文庠生:부립 학교의 숙생)으로서 일찌감치 벼슬길을 포기하고 고향에 틀어박혀 황정(黃庭) 일권만을 벗삼아 시간이 나면

2015. 11. 11.

고을 경사 창현(

)의 고을 경사 창현(滄縣) 맹촌(孟村), 심의권(心意拳)의 비전이 전해온다는 산서성(山西省) 용봉현(龍鳳縣) 정도다. 당운혜는 눈앞의 사내가 술에 취한 상태에서도 격식이 있는 권로를 밟아나가자 이 고을의 정체에 대해 확신을 하게 됐다. 당운혜는 사나이의 권법이 어딘지 모르게 눈에 익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건?' 에게 가르침을 받은 태극권의 기본형 두투권십삼세(頭套拳十三勢)였다. 알고 있는 권법이니 그 장단점과 투로 역시 훤하다. 당운혜 역시 두투권으로 맞

2015. 11. 10.

나타내는 경우가 종종

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종종 있는 만큼 그런 젊은이들에게 등봉현의 무학사나 파식장은 그리 나쁜 선택은 아니었다. 오늘도 권과 봉, 그리고 곤이 마주치는 대타(對打:약속대련)가 벌어지는 소란으로 등봉현은 구석구석 시끄럽지 않은 곳이 없었다. 무의 열기로 달아오른 등봉현 한구석에 있는 객잔 '웅풍각(雄風閣)'. 이름만으로 본다면 중원을 쟁패하기

2015. 11. 9.

이래 봬도 당가 제일의 머리인데

 마요. 이래 봬도 당가 제일의 머리인데....] 여인이 절반 정도는 농으로, 나머지 절반은 진심을 담아 하는 말이 홍기대사의 귀에 흘러들어왔다. '당가? 사천의 당가인가?' 의문이 꼬리를 물었지만 왠지 차갑고

2015. 11. 6.

것으로부터 달아났다

든 것으로부터 달아났다. 얼마를 뛰었을까? 화살을 맞은 곳이 은근히 아려오더니 근육이 뒤틀렸다. 몸에 박힌 채 덜렁거리던 세 대의 화살은 모두 뽑아냈지만 그 싱처에서 몰려오는 이상한 고통은 홍기대사의 몸을 무겁게 하더니 결국에는 길바닥 쓰러뜨려버렸다. 혀마

2015. 10. 24.

만만치 않았지만 죽창에


만만치 않았지만 죽창에 비하면 훨씬 짧아보였다. [분노는 사람을 강하게 하지....] 무전은 진원청을 스쳐지나가며 이런 말을 흘려보냈다. 그러나 진원청은 자신의 실력에 대한 회의감으로 그 말이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당운혜는 힘없이 서 있는 진원청을 뒤로 잡아당겼다. [잘하셨어요!] 진원청의 사기를 북돋아주려 한 말이지만 오히려 진원청에게는 역효과였다. 진원청은 잔뜩 풀이 죽은 눈으로